[說] 캐나다 정치에 웬 '우리가 남이가?' opinion

[說] 캐나다 정치에 웬 '우리가 남이가?'

아돌프 히틀러란 후보가 있다. 독일계 백인 후보라는 이유로 캐나다 국내 독일계가 몰표를 준다면 어떨까?
아마 상식적인 독일계라면 예시 자체가 상당히 불쾌한 일로 읽히겠다. 혹시 모르니 미리 사과한다.
요즘 브리티시 컬럼비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의 후보 지지가 꼭 이 수준이다.
유권자 개인이 ‘핏줄’에 끌려 투표한다면, 그건 말릴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검증해야 할 언론이 ‘핏줄’만 선택의 잣대로 부르짖는다면 그건 코미디다.
지금 21세기, 캐나다 정치에 ‘우리가 남이가’를 적용하다니.
투표는 한 표를 주는 행위뿐만 아니라, 자기의 권리를 정치인에게 빌려주는 계약이기도 하다.
그렇게 빌려 간 권리로 정치하는 이가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그 책임은 유권자에게도 있다.
이런 대의민주주의라는 형식과 근간을 잊은 몇몇 주장을 보는 건 충격이다.
어느 서아시아계 라디오 방송국은, 인구보다 서아시아계 정치인이 적다는 주장을 펼쳐 페이스북에서 캐나다 유권자들의 맹공을 당했다. 누군가 댓글로 썼다. “당신네는 좋은 정치인의 기준이 인종입니까?”
캐나다의 지방 선거는 민족 대표를 뽑는 기회가 아니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아울러 지역 시민을 편안하게 지내게 할 능력 있는 대표를 뽑는 기회다.
물론 한인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한국계의 문화적, 정치적 의사를 시정에 전달할 기회가 되는 건 분명하다.
다만 그 민의의 대리인이 어떤 수준인지, 정말 봉사할 수 있는지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공약을 토대로 검증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언론이 하지 못하는 이 부분에 뜻있는 한인들이 모여서 공약과 후보 분석을 해서 알리는 봉사도 의미 있겠다. 최소한 캐나다 사회에 살면서, 이 사회의 수준을 퇴보시키는 언행은 하지말자. 부끄럽지 않은가?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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