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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캐나다 사회

by 조이밴 2025. 12. 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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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가장 근본적인 정의는 이래:

"정치란 광역의 의미로 인간 사이에 권력, 부, 명예를 배분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모든 또는 일종의 갈등으로, 이해관계를 물리적 폭력 사용 외에 다른 수단으로 추구하는 상황을 말한다."

 

Politics broadly refers to any or all conflicts among human beings over the allocation of power, wealth or prestige, when interests are pursued by means other than the use of physical violence.

 

이 말은 캐나다 정부가 운영하는 사전에서 정치를 정의하면서 나온 말이야. 내용을 더 알고 싶다면 밑에 참고 링크를 보도록 해.

 

 

정치는 곧 갈등이다

 

위의 말을 단순화하면 정치는 곧 갈등의 성격을 갖고 있어. 캐나다에서 교육받았다면, 정치는 곧 갈등이란 걸 알기 때문에, 정치에서 갈등 발생 그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기지. 그러나 대체로 독재 국가나 독재 시대에 교육받은 사람들은 정치와 갈등이 한 몸이란 걸 이해 못하지. 아무런 갈등없이 한 뜻으로 뭉쳐서 처리되는 '일사분란'을 원해. 혹은 자기의 정치적 입장에 모두가 동의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어. 사실 일사분란은 국민의 의사보다는 독재자의 생각을 그대로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게 자기 머리 속에 주입돼 있는 걸 깨닿지 못한 사람들도 종종봐. 한국 사람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소위 독재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의 머리 속에는 자기 생각이 아니라 독재자의 생각이 심어져 있는 경우를 보곤 해.  

 

캐나다의 정의에 따르면 정치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오히려 일사분란이 부자연스러운 일인거야. 권력과 부, 명예를 놓고 다툼이 없는 세상이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아.

 

예전에 한국계 노인이 캐나다 정치인에게 "다툼없이 한 뜻으로 정치해 달라"라는 말을 했는데, 캐나다 정치인은 그 말 자체를 이해 못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정치란 이해관계를 놓고 첨예하게 싸우는 판인데 거기에다가 싸우지 말라니. 캐나다 사람들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바는 "나의 이익을 위해 싸워달라"이지 나의 이익에 반하는 다른 정치인과도 타협하라가 아니야. 

 

물리적 폭력은 정치에서 배제

또한 캐나다식 정의에서는 정치에 물리적 폭력이 등장하는 순간 정치가 아닌 행위, 범죄나 야만 등으로 봐. 만약 국회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다면, 캐나다인 시각에서는 그건 정치 행위가 아닌거지. 게다가 캐나다에서 말하는 폭력의 범위는, 내 경험으로는 한국보다는 훨씬 더 넓어. 만약 관심있으면 참고로 달아놓을 테니 캐나다 정부가 정의하는 폭력과 괴롭힘을 봐봐. 

 

특히 혐오 발언은 폭력의 일종으로 봐. 캐나다의 혐오 발언 규제는 한국보다 더 강해. 형사법 상 혐오 발언 4대 금지 규정이 유명한데, 1) 학살 옹호 및 권장 (형사법 318조 1항)  2)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사회 안정 훼손 (319조 1항)  3)사적 대화를 제외한 (공공을 대상으로 한) 증오 조장 발언 (319조 2항),  4) 사적 대화를 제외하고 홀로코스트를 묵인/부정/경시해 반유대주의를 고의로 퍼뜨리는 행위 (319조 2항-1). 네 가지야. 

즉 캐나다에서는 특정민족을 놓고 안좋게 말하는 행위를 정치 행위로 보는 게 아니라, 캐나다의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폭력과 범법 행위로 보기 때문에, 캐나다 산다면 인터넷에 제발 그런 수준의 행동은 자제하는 게 좋을 거 같아. 구체적인 사실 가지고 비판하면 모르겠는데, 특정 집단을 증명할 수 없는 사실 가지고 비판하면 그건 정치적 행동이 아니라 범법이 되는 거야.  

 

캐나다의 정치는 공개적 갈등의 판

그럼 캐나다의 정치가 이러한 정의에 맞춰 돌아가느냐 하면, 어느 정도는 그래. 거의 모든 갈등은 공개적으로 논의돼.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뭔 이렇게 말이 많고 사안 하나 가지고 오래도 끈다고 하겠지. 근데, 이게 장단점이 있어. 단점은 빠른 의사결정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정치적 문제가 점점 커지거나 갈등이 확산하는 경우도 있어. 다만 민주주의의 역사가 오래됐고, 어느 정도 사회문제에는 많은 논의와 결정이 이뤄진 만큼 사실 새로운 갈등은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야.  장점은 어떤 정책에 있어서 한 번 논의가 끝나면 다시 논의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이어가. 그래서 정권이 교체돼도 문제가 없었던 정책들은 고스란히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있으면 물론 재논의를 하겠지.  

 

캐나다 정치의 보수적이면서 진보적인 특징

이런 정치관과 분위기에 따라 사회제도나 문화에 대해 이미 많은 논의를 거쳤고 결정한 내용을 계속 지키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의 정치성향은 내부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진보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예컨대 민족/국적 상관없이 능력 점수를 채운 사람을 이민받는 제도는 1960년대 시작됐고, 캐나다의 복합문화주의(multiculturalism)가 시행된 시점은 1971년, 성적 기호나 지향에 대해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간 인권법(CHRA)은 1977년 제정됐으며, 동성결혼을 허용한게 2005년이야. 즉, 캐나다 살면서 그 법체계나 사회분위기에 익숙한 사람은 한국의 차별금지법 논란 같은게 상당히 고전적인 문제로 인식될 수 있어. 이미 얘기 끝난 걸, 저기는 시작하고 있구나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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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Politics | The Canadian Encyclopedia

참고: Types of violence and abuse - Canad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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