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런델로드 농장

[분석] 블런델 농장, 정말 '시세'보다 100배에 팔렸나?

밴쿠버 조선일보가 지난 1일 “시세의” 100배에 팔렸다고 해 화제가 된 리치먼드 농장은 실제로는 시세보다 높게 팔렸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영방송 CBC가 높은 가격 판매를 강조하려고, 제목을 “공시 가격(assessed value)의 100배 이상에 판매했다”고 11월 28일 보도한 내용을 제목까지 그대로 베끼면서 공시 가격을 시세로 오역한 결과로 보인다.

메트로 밴쿠버, 농경지 대상 과세 공평 시비 있어

재산세 과세 표준인 공시 가격은, 농경지 지정구역(ALR) 대상으로는 시세보다 낮게 책정한다. 시세대로 공시가격을 책정한다면, 급격한 재산세 상승으로 버틸 농장주가 없기 때문이다. 농지는 일반 주택보다 재산세도 할인받는다. 이 때문에 공시가와 판매가가 큰 차이나는 사례는 농장 거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방정부 공사인 FCC가 발표한 2016년도 농지가격 보고서를 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BC) 농지는 한 해 동안 8.2% 올랐는데, 특히 메트로 밴쿠버가 속한 남부 해안 지역 일대 농지는 한 해 동안 17.7%나 올라 캐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가격이 뛰었다.
메트로밴쿠버 인근 농장 가격 상승 이유로, 농장은 주택과 달리 외국인 취득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투기 대상이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적은 세금을 내고 주택과 땅을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2년 연속 몰리며 가격이 뛰었다. 이렇게 농장 운영은 뒷전으로 보이는 투자자에게 공평한 과세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이 언론에서 자주 나오고 있다. 일련의 보도는 이런 투기 세력을 잡으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주거 목적이면서, 다른 주택 소유주보다 훨씬 적은 재산세를 내는 걸로 보이는 농장주에 대해 주변 시선은 곱지 않다.
 

블런델 농지는 2년 새 거래 기준 중하위 가격

한편 메트로밴쿠버에서도 리치먼드와 델타 일대 농경지 시세가 가장 비싸다. 외국인 투자자가, 농사 목적이 아닌데 몰렸다는 의심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기도 하다.
랜드코사가 공개한 리치먼드 농장 시세를 보면 올해 2월 에어커당 C$102만2,000이다. 다만 랜드코사 도표에서 보이듯, 농장 가격은 매물에 따라 가격이 큰 차이가 난다. 지난 2년새 최저가는 2016년 1월 에이커에 C$7만3,000이다.


화제가 된 리치먼드 시내 블런델 로드 1만3,000번지(13000 Blundell Rd.) 농장은 20.17에이커 규모다. 2015년에 C$1,100만에 매물로 나왔다가 거래가 안되고, 올해 6월 C$968만에 호가를 낮춰 다시 나왔다. 거래가는 호가보다 낮게 올해 10월 30일 C$920만에 이뤄졌다고 나와있다. 에이커에 C$45만6,123으로 시세보다 많이 받았다고 보기 힘들다.
다만, 인근 농장도 공시가격-매매가가 20배~40배 가량 차이가 나지만, 해당 농장 공시가격이 인근 농장보다 유달리 낮은 점은 주목받는 부분이다.

추척 보도 없이는 마녀 사냥될 수 있는 기사

현재까지 블런델 농장 매매관련 이득은 중국계로 추정되는 새 소유주에게 돌아갔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이를 매각한 캐나다인 전 소유주가 낮은 공시가 덕분에 그간 적은 재산세를 냈고, 또 호가에 팔지 못했어도 양도 소득도 챙겼다.
이런 종류의 기사는, 해당 농지를 장기간 추적해 용도 변경을 문제 삼아 보도하지 않는한, 외국인 또는 비영어권 이름을 가진 캐나다 이민자나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자칫하면 마녀사냥이될 수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판매자 측 부동산 중개사 역시 해당 보도에 이의를 표시하고 있다.
균형을 갖고 보자면, 농사가 아닌 투기 목적으로 산 사람들도 있다. 글로브앤 메일 등 일부 언론은 농사 여부를 장기 추적으로 파헤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사실상 BC 신민주당(BC NDP)과 공동 정권 유지관계인 BC녹색당(BC Green)은 외국인 농지 보유 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미 앨버타 등 일부 주에서는 외국인 농지 보유에 제한이 있다.|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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