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코로나19 최초 감염 발표

1년 전 캐나다 코로나19 최초 감염 발표, 그리고 지금

2020년 1월 25일은 캐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있다고 발표된 날이다.
당시 코로나19의 이름은, 캐나다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 였고, 한국에서는 ‘우한 폐렴’이라고도 불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3월 13일부터 WHO(국제보건기구)의 명칭 가이드라인 발표에 의해 현재의 ‘COVID-19’으로 명칭은 바뀌게 된다.
첫 확진자는 56세 남성 토론토거주자로 중국 우한에 다녀와 가벼운 폐렴 증세로 23일 써니브룩 보건과학 센터 응급실을 찾았다.

첫 확진자는 치료 끝에 31일 퇴원했다. 캐나다 두 번째 확진자는 그의 부인이었으나 역시 완치됐다.
한편 북미 첫 확진자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19일 입원한 스노호미시카운티 거주자로, 20일 처음 확진자로 발표됐다. 북미 첫 확진자 역시 중국 우한에 다녀온 환자였다. 이날부터 밴쿠버 국제공항을 포함해 중국에서 입국자가 있는 북미 공항들이, 현재와 비교할 때는 상당히 기초적인 수준인, 입국자 체온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캐나다 국내 전염 가능성 낮다”

한편 2020년 1월 25일에는 첫 확진자 발표와 함께 캐나다 연방 보건부와 각 주 보건부 장관의 첫 대책회의 또한 이뤄졌다.
이날 보건부는 23일부터 밴쿠버에 1명, 퀘벡에도 5명의 의심 환자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발표가 주를 이뤘다. 닥터 테레사 탐 캐나다 연방 공중 보건 책임자(CPHO)는 캐나다 국내 급속한 감염 위험성이 낮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각 주정부 보건당국 발표도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전망은 두 달 뒤인 3월 중순에 각 주정부 비상사태 선언이 이어지면서 완전히 빗나갔다.

2020년 1월 31일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첫 확진자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 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건 당국의 발표가 2020년 1월 31일 이뤄졌다. 확진은 27일 이뤄졌지만, 당시에는 여유를 갖고 나흘 뒤에 발표됐다.
첫 확진자가 나오자 BC주 보건부는 의료진 한정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고,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는 주기적 손 씻기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입과 코를 옷소매로 가리는 기침예절 준수를 당부했다. 지금은 기침예절 준수 정도가 아니라, 기침을 계속하면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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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컬럼비아 최초 코로나19 감염자 발표… 2020년 1월 31일 BC주정부 애드리언 딕스 보건부 장관과 닥터 보니 헨리 BC주 보건 책임자(PHO)가 나흘 전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브리핑하고 있다. 당시에는 신체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없었다. 사진=BC주정부

1월 말 사태 악화 조짐, 당국은 과도한 공포심 경계

2020년 1월 말부터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려는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당국은 국민의 패닉을 막는 발표에 중점을 뒀다.
정부 당국은 국내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계속 발표했다. BC주정부 역시 “과도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국민과 주민을 안심시키는데 집중한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2월 말부터 슬슬 사재기 조짐이 일어났고, 3월에는 보존 식품과 휴지가 동나기 시작했다.
공포심의 최대 정점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다. 2020년 3월 9일 BC주 보건 당국은 노스밴쿠버 린 밸리 케어센터에 장기 요양 중이던 80대 남성이 캐나다 국내 코로나19 첫 사망자라고 발표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사재기는, 특히 휴지나 통조림, 생수 같은 품목은 쌓아둘 필요는 없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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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초 코로나19 사망자 발생… 브리티시컬럼비아 노스밴쿠버의 장기 요양원인 린밸리 케어센터에서 2020년 3월 9일 코로나19 관련 첫 사망자 발생 발표가 있었다. 사진=CUPE

중국과 왕래 차단이 대응 중심이었던 초기

앞서 2020년 1월만 해도 중국과 왕래를 중단하면,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는다는 여론과 의견이 강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 우한에 대해 4단계 여행 경보, 모든 여행 금지를 1월 28일 발표했다. 이미 중국 정부가 우한에 주요 도시에 대해 1월 22일 봉쇄 조치를 해, 캐나다 정부의 발표는 늦었다.
1월 29일에는 미국과 공조를 통해 전세기를 동원해 캐나다인의 우한 철수 검토 중이라는 발표도 나왔다. 한국이 이 부분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빨라서 1월 30일과 31일에 이미 전세기로 한국인 우한 철수를 진행하기로 한 상태였다.
동시 에어캐나다가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왕래 중단을 강조하면서, 부작용으로 중국인처럼 보이는 사람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2020년 4월 밴쿠버 시경은 인종차별 관련, 욕설과 폭행사건이 늘었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과 인식 완전히 뒤바뀌어

1년 전과 대우가 완전히 달라진 물건이 있다면, 바로 마스크다.
2020년 1월 시행한 캐나다인 설문 조사 결과 마스크 착용 의사를 밝힌 비율이 단 3%에 불과했다. 이유는 당국이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고, 심지어는 어느 정도 강조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발표는 당국의 신뢰를 크게 낮추는 결과를 불러왔다.
동시에 마스크 관련 캐나다 의료 당국의 태도가 확실히 바뀌기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아시아계’는 과민 집단이나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오해를 받았다.
3월 BC주를 포함한 각 주정부의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와 락다운 사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여론 반전을 가져왔다. 2020년 4월 시행 설문에서 캐나다인 72%는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작 당국의 태도 변화는 일반 여론보다 더 느렸다. 4월 말에야 의료 책임자가 마스크 착용이 확산 억제에 도움된다는 발표를 했다. 5월에야 범용적인 마스크 착용 권고 발표가 나왔다. 권고가 의무로 바뀌는 데는 더 기간이 필요했다. 정부는 2020년 여름부터 여객기 나 대중교통 탑승 시 등 특정 상황에 마스크 착용 의무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BC주의 경우, 2020년 11월에야, 팬데믹 비상 선언이 이뤄진지 8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권고에서 의무로 바꿨다.
1년 전에 코로나19에 대해 당국이 몰랐던 점이 있다면 공기 중(에어로졸) 감염이었다. 처음에는 공기 중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마스크 착용에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2020년 7월 학계의 연구 결과, 감염된 사람이 기침, 재채기, 노래, 말을 할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로도 감염된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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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권고에서 의무로 바뀐 2020년 여름… 캐나다에서는 2020년 여름부터, 특정 상황에 제한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에서 의무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의무였던 한국과 큰 차이 중 하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BC주에서는 11월부터 발동했다. 사진=BC주정부

그리고 일년

2021년 1월 24일 캐나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74만7,383명이다. 사망자는 1만9,094명이다. 확진자 중 회복한 이들을 제외한 활성환자 수는 6만3,668명이다.
1년 전 처음 확진자가 발생했던, 점점 상황이 악화됐던 불안한 시기와 오늘의 차이는, 이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캐나다 국내 공급이 2020년 12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아직 대중적 백신 접종 등 가야 할 길은 멀지만, 1년 전 터널이 시작된 시점과 달리 이제는 터널 끝을 기대할 수 있다는 큰 차이가 있다. 캐나다 정부의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2021년 9월에 캐나다는 지역사회 면역력을 갖춰 코로나19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를 되찾을 전망이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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