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 연구진, “알츠하이머병, 두뇌 외 다른 부위 원인일 수 있다”

웨이홍 송 정신의학교수 "두뇌 질병 맞지만, 발병 경위는 온 몸 살펴야"

파라바이오시스 쥐
파라바이오시스(Parabiosis) 기법으로 몸을 붙인, 일반 쥐와 아말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생성하는 뮤턴트 쥐. 사진=UBC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오랫동안 두뇌 질환이라 여겨져 왔지만, 몸 다른 부위도 발병과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달 30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립대(UBC)에서 나왔다.

분자 정신의학 학회지(Molecular Psychiatry)에 논문을 게재한 송 웨이홍(Weihong Song) UBC 정신의학 교수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사람의 두뇌 세포를 보면 아밀로이드 베타가 마치 치석(plaques)처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체내 다른 곳에서도 생성되지만, 그간 학계는 두뇌에서 생성되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원인으로 봤다. 송 교수는 실험을 통해 이런 가설을 뒤집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상당량 생산하는 쥐와 알츠하이머병 발병 소지 없는 일반 쥐를 외과 수술로 붙였다. 파라바이오시스(Parabiosis)라는 기법으로 몸을 붙인 두 쥐는 몇 개월간 계속 혈액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이 결과 일반 쥐에도 아밀로이드 베타가 전달되면서 두뇌 손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걸 확인했다. 결국 일반 쥐도 두뇌 세포 노화, 염증, 동맥경화 등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증세를 보였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두뇌 외에 혈소판, 혈관, 근육에서도 생성한다. 송 교수는 “알츠하이머는 확실히 두뇌 질병은 맞지만, 우리 연구 결과 발병 원인과 치료를 위해서는 온몸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즉 두뇌뿐 아니라, 다른 부위 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새 학설이 등장한 셈이다. 송 교수는 “혈액-뇌장벽이 나이들면 약해지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두뇌에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침투한 아밀로이드 베타가 두뇌에서 같은 단백질 생성을 도와 상황 악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설은 다른 부위의 아밀로이드 베타를 억제하면, 치매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송 교수는 연구를 토대로 목표물로 맞추기 어려운 복잡하고 민감한 두뇌보다, 신장이나 간에 투약해 독성 단백질을 몰아내는 약을 개발하면 미래에 치매 발병을 막거나, 병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 JoyVancouv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