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트레인

2050년 메트로밴쿠버 교통과 거주 환경은 이렇게 바뀐다

“우유 4리터를 사기 위해 4리터의 휘발유를 태우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07년 메트로밴쿠버 교통 정책 관련 공청회에서 도시 계획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런 접근법은 그간 메트로밴쿠버의 풍경을 바꿔놨다.

스카이트레인 노선이 코퀴틀람 센터로 확장되고, 역이 세워진 자리는 대중교통 허브와 상가로 조성됐다. 주로 버나비-코퀴틀람 구간 역세권에는 주상 복합 형태의 타워들이 줄줄이 세워졌다.

이전 스카이트레인 역 근처 풍경도, 캠비가 일대를 중심으로 많이 바뀌었다.

이제 4리터의 휘발유를 태울 필요는 많이 줄었다. 도보나 자전거, 또는 엘리베이터 탑승으로 많은 지역에서 생필품 구매가 가능해졌다. 2007년에 발표된 2040년 계획은 상당 부분 목표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기획을 통해 새로운 계획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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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상상한 미래 메트로밴쿠버 도로. 자료원=트랜스링크

메트로밴쿠버의 교통망을 총괄하는 트랜스링크

메트로밴쿠버의 교통망은 트랜스링크를 통해 관리한다. 트랜스링크는 메트로밴쿠버내 지방자치단체가 연합해 1998년 설립한 공사로 전신은 광역밴쿠버교통청(GVTA)이다.

트랜스링크는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주요 도로와 교량, 교통시설을 관리한다. 본사 건물은 뉴웨스트민스터에 있다.

주정부나 연방정부 산하 다른 공사와 가장 큰 차이는 21명으로 구성된 시장단(Mayor’s Council)이 트랜스링크 조직 내에 있어서 교통 기획과 예산 운용에 직접 관여한다는 점이다.

즉 시 단위로는 버거운 광역 교통정책을 전체 지자체의 의견을 모으고, 연방과 주정부의 교부금을 더해 공사 형태로 운영한다.

최근 트랜스링크는 트랜스포트 2050이란 향후 30년간 적용할 교통 기획을 내놓았고, 이를 각 시의회가 승인하는 형식으로 2022년 1월부터 추진하기 시작했다.

케빈 퀸 트랜스링크 CEO는 “양질의 교통은 양질의 사회를 보장하는 중추로, 어떻게 이동하는가가 도시 생활에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2050년 계획은 메트로밴쿠버 역사상 가장 대규모 사업이다”라고 27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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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전동 스쿠터. 이미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정부는 2040년에 주내 판매차량은 매연 배출이 없는 무배기차(ZEV)로 하도록 입법한 상태다. 여기에 맞춰 메트로밴쿠버의 교통 정책도 2050년에는 탄소배출 총량 제로에 도전한다. 사진=BC주정부

2050년을 목표로 바뀌는 부분들, 트랜스포트 2050

이번 계획의 목표는 다섯 가지다. 그중에 교통안전이나 저렴한 교통, 접근성 개선 등은 기존 정책을 물려받았다.

기존에 없던 내용은 탄소 제로다. 2030년까지 경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수준의 65%까지 저감한다. 2050년에는 교통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총량 제로로 만든다.

이를 위해 교통 시스템의 에너지 필요량을 줄이고, 무배기차량(ZEV)으로 전환한다. 메트로밴쿠버 시내에 다니는 차량을 점차 전기차 또는 수소전지 차량 등으로 교체를 유도하며, 관련 충전 시설을 늘린다.

또 다른 새로운 목표는 편의를 강화해, 자가용의 필요를 대폭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인도를 정비해 집에서 1km내 거리는 걸어다니도록 만든다. 도로는 보행자 우선으로 정비하며, 도심을 중심으로 2021년 현재 총 250km길이인 자전거 도로를 850km로 늘리고, 자전거 주차장소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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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밴쿠버내 차없는 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밴쿠버 시청 조사 결과, 도보 전용 도로가 늘어날 수록 주변 상점의 손님 방문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사진의 녹색 조형물은 밴쿠버 시내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대. 사진=밴쿠버 시청

대중 교통을 강화해 도심은 걸어서 5분 이내에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 스카이트레인 노선을 서쪽으로는 UBC 밴쿠버 캠퍼스까지, 동쪽으로는 랭리 시티까지 확장하며, 지자체 사이를 운행하는 고속화 버스를 늘린다. 이를 통해 고속화 대중교통망은 현재 총 100km에서 400km로 늘어난다. 또한 운행 시간 단축을 위해 대중교통 전용차선을 강화한다.

소위 이동 시설 공유제(shared mobility) 정책을 추진한다. 전기 스쿠터나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고, 이보나 모도 같은 카쉐어링이나 우버나 리프트 같은 라이드헤일링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러한 시설 이용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비용을 절감하며, 동시에 디지털화를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이용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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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020년부터 시험도입한 버스 고속 전기 충전기. 우, UBC 밴쿠버 캠퍼스에 시험 설치된 실시간 버스 도착 시간 안내판. 사진=트랜스링크

또한 2050년까지 계획대로 된다면, 운전사 없이 자동으로 운행되는 전기차와, 하늘 날아서 오는 지상에서 무인으로 배달오는 드론을 우리는 메트로밴쿠버에서 목격할 수 있게 된다. 저소음형 스카이트레인과 라인이 도입돼 현재보다 더 조용하게 움직이게 된다.

가장 먼저 바뀌는 지역은 여기

트랜스포트 2050은 각 지자체의 지역 개발∙재개발 사업과 발맞춰 진행된다. 가장 이른 시점부터 완공시점이 미정인 프로젝트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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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 시내 새로 개설될 캡스턴역. 인근 지역은 고층 주상복합 단지로 개발 중이다. 2050년 계획의 첫 단추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곳이 될 전망이다. 사진=트랜스링크

리치먼드 캡스턴 빌리지… 리치먼드 시내 캐나다라인 노선에 새로운 역으로 넘버스리로드 상에 캡스턴(Capstan) 스테이션이 2023년 봄에 완공후 개설된다. 현재 해당 지역은 아파트와 호텔, 상가 단지가 일부 완공, 일부는 건설 중이다. 리치먼드 시내 새로운 고층 주상복합 주거 단지 개발 사업인, 캡스턴 빌리지 프로젝트에 맞춰 역이 개설된다. 2050년 계획의 예시를 가장 처음 볼 수 있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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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리 프레이저하이웨이 지도를 들여다보며 재개발 의견을 내는 공청회 참석자들. 스카이트레인 확장 건설을 앞두고 2019년 열린 공청회에서 이미 해당 지역의 고밀도 고층 개발 의견은 지역사회의 합의된 생각이었다. 사진=써리 시청

써리-랭리 스카이트레인 확장…써리-랭리 스카이트레인 확장 사업은 2024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써리 킹조지 역에서 시작해 프레이저하이웨이(Fraser Hwy)를 따라 16km 구간, 8개역을 건설해 랭리 시티 센터에 도달하게 된다. 이미 주변도로 정비사업은 2021년부터 진행됐다.

향후 메트로밴쿠버에서 가장 넓은 재개발 지역이 될 전망이다. 현재 써리-랭리 사이 프레이저밸리에는 단독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스카이트레인 개설 후에는, 코퀴틀람 에버그린 라인 역세권 처럼 인구밀도를 높이는 재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는 44~54층 높이의 주상복합 타워 건설을 위한 토지용도 변경을 써리 시청에 신청한 상태다. 써리 시청은 이미 2019년 공청회를 통해 플릿우드(Fleetwood) 지역 인구밀도를 높이는 기획안을 공개했고, 최종안은 늦어도 2023년 봄에는 발표될 예정이다. 랭리 시 역시 스카이트레인 도입에 맞춰, 196가(196 St.)와 203가(203 St.) 사이 프레이저하이웨이에 주상복합 및 시내 가장 높은 건물을 건설하기로 OCP(공식 지역사회 계획)를 2021년 11월 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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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사이 웨스트브로드웨이에서 토지용도 변경 신청을 위해 제출된 개발 상상도. 밀레니엄 라인 확장과 맞물려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로 기존 상가나 주거용 토지에서 용도 변경이 다수 신청됐다. 자료원=밴쿠버시

밀레니엄 라인 UBC 확장… UBC캠퍼스로 스카이트레인 확장은 2021년 공청회를 끝냈고, 노선 설계와 역 위치 선정 등 기획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이에 앞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밴쿠버 시내 브로드웨이를 따라 UBC캠퍼스를 향한 스카이트레인 확장 공사가 올해부터 진행된다. 현재 종점인 VCC-클락역에서 서쪽으로 브로드웨이를 따라 5km 구간 확장 건설은 사업이 확정된 상태다. UBC를 향해 가는 스카이트레인은 앨뷰터스를 종점으로 하는 브로드웨이 서브웨이 프로젝트가 1차, 이후 앨뷰터스에서 UBC 캠퍼스까지 연결하는 2차, 두 단계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미 웨스트브로드웨이 일대는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상가에서 주상복합으로 토지용도 변경 신청이 상당수 들어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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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비 마운틴 곤돌라 상상도. 자료원=트랜스링크

버나비 마운틴 곤돌라… 현재 밀레니엄 라인 프로덕션웨이-유니버시티 역에서 최대 35명을 태우고 곤돌라는 출발해, 프로덕션웨이 상공을 따라 SFU 익스체인지(버스 정거장) 옆에 도달하게 된다. 완공 시점은 미정이나 향후 10년 이내 개통 예정이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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