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고리가 전혀 없어보이던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결국은 예능프로그램 1박2일 폐지라는 지점에 당도했다.
사건 ‘정’ 김상교씨의 폭행 피해 호소
애초 사건은 2018년 11월 24일 김상교(28세)란 이가 그룹 빅뱅의 맴버 승리(본명 이승현, 28세)가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에 놀러 갔다가 폭행 당한 일에서 시작됐다.
김씨는 한 여성이 소위 클럽 VIP 손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걸 말리려다가 직원에게 폭행당했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김씨를 체포하고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건은 김씨가 호소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건 ‘반’. 버닝썬의 역습과 MBC보도
버닝썬은 김씨가 오히려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고, 1월초 버닝썬 관할지에 있는 강남 경찰서는 김씨를 피의자로 조사했다.
피의자란 죄과가 있다고 보는 대상을 말한다.
일부 언론은 버닝썬이 제기한 김씨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김씨에게 불리한 여론이 뒤집어진 건 2019년 1월 28일 뉴스데스크 단독 보도다.
한국 뉴스데스크 보도
사건 ‘합’. 버닝썬에 의혹제기
버닝썬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김씨를 체포한 강남 경찰서는, 1월 29일 ‘강남 클럽 폭행사건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공지사항을 낸다.
공지사항 요약문은 “경찰에서는 신고자인 김OO과 클럽직원 장OO에 대해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에서 엄정 수사 중에 있음”이라고 했다.
- 참고: 서울강남경찰서: 강남 클럽 폭행사건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러나 경찰 공지사항은 오히려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피해자로 비춰진 김씨에 대해, 가해자로 비춰진 버닝썬과 동일하게 ‘엄정 수사’의 잣대를 들이댄다는 게 공정해보이지 않다는 여론을 끌어냈다.
또한 1월 31일에는 버닝썬 전 직원이 마약과 VIP룸 성폭행을 폭로해 이슈가 된다.
인터넷 상에 여론이 비등하자, 2월 3일 승리는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린다.
사건의 확대: 버닝썬과 경찰의 사실 조작
마약 관련 보도는 곧 사실로 확인됐다. 반전도 하나 더 해졌다.
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중국인 여성이, 클럽에서 마약 공급 혐의를 받은 중국인 여성 ‘애나’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강남 경찰서는 “버닝썬 직원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동일 인물이라고 2월 중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사이 2월 16일 버닝썬은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이 가운데 2월말 승리의 성접대 지시 의혹 카카오톡 내용이 국민권익위원회에 확보된다.
경찰은 3월초 이 내용을 확보하면서, 카카오톡에서 드러난 연예인의 위법 사항을 공개하기 시작한다.
결국 3월 들어 승리는 연예활동 은퇴를 선언하고, 이 사건은 캐나다 언론 등에도 보도된다.
유탄은 연예계로 튄 상태
3월 중순 들어 사건의 기류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승리와 관련된 연예인의 과실과 일탈로, 한국의 주요 언론이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특히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도촬 및 유포 문제가 마치 사건의 핵심처럼 등장한다.
정준영 조사과정에서 다른 1박 2일 출연자 차태현, 김준호가 내기 골프 결과를 자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곧 두 출연자의 방송 하차와 1박 2일 페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몸통은 어디가고 곁가지?
그러나 사건의 핵심은 애초부터, 연예인의 일탈이 아니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해 한국 사회는 아직 답을 내지 않았다.
첫째는 김상교씨가 처음부터 내놓은 질문인 경찰과 유흥업소의 유착관계가 어느 정도였느냐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는 분명한데, 가해자는 조직 뒤에 숨어잇다.
둘째는 또한 버닝썬을 VIP로 이용하면서, 마약과 성관계로 접대받은 사람들의 실체다.
그들은 연예인의 도박 일탈보다 더한 수준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답을 내놓을지는, 한국 사회의 수준과 의식에 달려있다. | JoyVancouver ? | 권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