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목요일)

캐나다인은 외래 소수 종교에 얼마나 관대할까?

잭미트 싱 신민주당 대표 등장으로 제기된 질문

캐나다인은 외래 소수 종교에 얼마나 관대할까? 이 문제에 대한 실제 답변을 찾아볼 기회가 잭미트 싱(Jagmeet Singh) 신민주당(NDP) 대표 등장으로 찾아왔다.
대부분 캐나다인(69%)은 “터번을 쓰고 키르판을 소지한 시크교 남자가 이끄는 연방 정당 투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명제에 동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숫자가 싱 대표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앵거스리드(Angus Reid)가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친지 일부 또는 대부분은 시크교 남자에게 투표하지 않을 전망이다”라는 데 50%가 그렇다고 답한 부분도 있다. 터번과 키르판(단검)은 인도 북부에 기원을 두고 있는 시크교 상징이다. 시크교 자체 집계를 보면 캐나다 국내 시크교인은 47만명이다. 전세계 3000만 시크교도가 있는 데, 80%가 인도 펀자브에 산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퀘벡 문화 수호와 부딪치는 외래 종교 의상

퀘벡에서는 시크교인 정치 지도자에 대한 망설임이 가장 두드러졌다. 우연의 일치로 싱 대표 등장은, 퀘벡 주의회에 얼굴을 가리는 종교적 의상 착용한 사람에 대해 행정업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의안 62 발의와 맞물렸다. 얼굴을 가리는 주요 종교 의상은 이슬람교 여성이 착용하는 부르카와 니캅이 있다. 이 때문에 종교 차별이라는 논란도 있지만, 퀘벡주민 62%가 정치적 성향을 넘어 내년 입법 가능성이 있는 의안 62에 찬성하고 있다. 퀘벡이 배타성을 보이는 배경에는, 다수를 차지하는 영어권 속에 퀘벡 불어계가 자체 문화 및 전통과 제반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온 특수한 사정이 있다. 이렇게 축적된 퀘벡 문화 보수성이 외래 종교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출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거부감은 싱 대표 지지에 영향을 미쳤다. 앵거스리드는 “퀘벡주민 47%에게 싱 대표처럼 보이거나 기도하는 사람은 애당초 지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지율 3위인 신민주당은 최소한 지지율 2위인 제1 야당 자리에 오르거나, 차기 정권을 잡으려면, 퀘벡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투표 성향만으로 보면 퀘벡주는 캐나다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이다. 이른바 2011년 연방총선 당시, 퀘벡주에서 일어난 ‘오렌지 웨이브(Orange Wave)’로, 당시 잭 레이턴 대표(Jack Layton)가 이끌던 신민주당은 제1 야당이었던 자유당(LPC)을 밀어내고, 사상 최초로 제 1야당 자리에 올랐다. 오렌지는 신민주당 상징색이다. 그러나 2015년 연방총선에서 당대표가 톰 멀케어(Tom Mulcair)로 바뀐 상황에서 오렌지 웨이브는 없었다. 자유당이 다시 퀘벡주 지지를 얻어 집권당이 됐다. 이 패배 때문에 당내 멀케어 대표 지지는 무너졌다. 이번에 싱 대표가 선출된 배경이다.

대부분 지역, “외래 종교인 대상 투표 문제 없다”

퀘벡을 제외한 다른 주에서는 시크교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는 77%가 투표할 수 있다고 답해, 열린 태도를 보였다. 퀘벡을 제외하면 매니토바(67%)나 앨버타(68%)부터 서스캐처원(78%)까지 대체로 시크교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는 비율이 다수다.
정당별 지지자 성향으로 보면, 보수당(CPC)지지자는 “정책과 상관없이 터반을 두르고 키르판을 소지한 사람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43%로 가장 높다. 이어 자유당(25%), 신민주당(22%)순으로 같은 대답이 나왔다. 주목할 부분은 신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5명 중 1명은 터반과 키르판에 부정적인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싱 대표는 밖으로는 인지도, 안으로는 진보를 이끌 정견 확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는 종교를 버리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전체적으로 싱 대표 종교는 향후 신민주당 선거 당선 기회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라는 명제에 동의하는 캐나다인은 54%에 달한다.

신민주당 자체가 극복해야할 과제 많아

싱 대표 등장이 신민주당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리진 못했다. 등장 자체로 지지율을 움직이기에는 싱 대표는 아직 인지도가 낮다. 결과적으로 캐나다 정계 지지율은 현상 유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연방 총선에서 누가 총리가 될 전망이냐는 설문에 저스틴 트루도 총리(자유당)라는 답변이 35%로 가장 높고, 이어 앤드류 쉬어(Andrew Scheer) 보수당 대표가 30%, 싱 대표가 25%로 격차가 있다.
2011년 연방총선을 제외하고 캐나다 정치 지도 상에 만년 3위인 신민주당 집권 가능성 설문에서 2019년 차기 집권 예상은 단 5%에 불과하다. 2023년 집권 기대는 11%다. 반면에 절대 집권 못한다는 답변은 18%, 향후 세 번의 총선 이내에는 안된다는 12%, 세 번 총선은 더 지나야 한다는 17%로 집권 가능성에 긍정보다는 부정 의견이 많다.
참고: 앵거스리드 설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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