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대표하는 음료 상표 중 하나인 캐나다 드라이(Canada Dry)는 1890년 토론토에서 활동하던 화학자, 존 맥래클랜(John James McLaughlin)이 1904년 개발한 탄산음료다.
처음 나온 제품은 진저에일(Ginger Ale), 당시에 진저에일 탄산음료가 많았기 때문에 맥래클랜은 당분이 다른 제품보다 없다는 의미로 상표에 ‘드라이’를 넣었다.
와인에서도 당분이 없을 때 드라이하다고 표현하는데 같은 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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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드라이를 처음 만든 존 제임스 맥래클랜 그림(좌)과 1906년 초기 상표

캐나다 드라이는 초기에는 소화를 돕는 음료로 광고하며, 캐나다 총독 관저에 공급하면서 당시로서는 일종의 고급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러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개발자인 맥래클랜이 1914년 별세한 이후인 금주법 시기였다.
집에서 담근 술(home brew)에 섞어서 알코올 냄새를 가리는 믹서(mixer)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 드라이사도 “그 자체로도 인기였지만, 홈브루의 믹서로 인기를 끌었다”라고 과거 판매량 급증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캐나다 금주법과 함께 인기 폭발

캐나다의 금주법을 간단히 프로비션(Prohibition)이라고 하는데, 1901년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PEI)주가 처음 도입했다. 이어 1920년대에는 캐나다의 대부분 주정부가 금주법을 도입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금주법은 알코올 중독자를 줄이자는 취지였지만, 법 자체가 지켜지지 않았고, 밀주를 조직범죄단이 수입원으로 삼는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1920년대에는 주별로 폐지됐다.

전통적으로 와인이 식사의 일부이자 경제에 중요한 요소였던 퀘벡주는 금주법을 1919년 도입했다가 바로 같은 해 폐지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는 1917년 도입했다가 4년 만인 1921년 폐지했다. 가장 늦게 폐지한 주는 가장 처음 도입한 PEI로 1948년 폐지했다.

금주법이 폐지되기는 했지만, 대신 도매를 주정부가 관장해 공급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체됐고, 이러한 형태는 현재도 주류 판매점 제한이나 주류전매공사 등의 형태로 남아있다.

한편 현재도 극히 일부 지역은 지방자치 조례로 술 판매 금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을 드라이 커뮤니티(Dry Communities)라고 부른다.

미국은 캐나다보다 금주법을 비교적 늦게 도입했다. 1920년 연방 금주법을 도입해 1933년까지 유지한 미국에서는 술을 구하러 캐나다를 방문하는 경우가 흔했고, 캐나다 드라이 역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금주법이 폐지되자, 캐나다드라이사는 1930년대에는 아예 클럽 소다 토닉 워터(Club Soda)와 토닉 워터(Tonic Water) 제품군을, 믹서를 겨냥해 출시했다.

막테일과 칵테일로 인기

캐나다 드라이는 섞어 마시는 음료로 여전히 인기다.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 막테일(Mocktail)과 칵테일 레시피는 오랜 역사와 다양성을 자랑한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막걸리와 섞어먹는 음료로 막테일을 밀고 있지만, 영어권의 비알코올 칵테일인 막테일과 발음이 거의 비슷해 혼동을 일으키기 좋은 조어다.

막테일 중에 인기있는 몇 종이 제품으로 출시됐다. 크렌베리 진저에일과 레모네이드 진저에일, 블랙베리 진저에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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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드라이 제품군. 사진=Canada Dry

대게 한정 수량이라 가게에서 흔하게 보이진 않는다. 생강 맛을 강화한 맛을 보고 싶다면 볼드(Bold) 진저에일이 따로 있는데, 찾기가 쉽지는 않다.
알코올 5% 함유 제품으로 보드카앤 소다, 진앤 토닉은 주류판매점에서 볼 수 있다.

2019년 생강 소송으로 화제

2019년에는 캐나다 드라이가 단체 소송 대상이 돼 화제가 됐다.
진저라는 명칭을 쓸 정도로 생강 함량이 높지 않다며 한 BC주민이 소유 회사인 캐나다 드라이 모트사를 대상으로 단체 소송을 제기했다.

빅터 카도소씨는 캐나다 드라이가 “천연(Natural)”과 “진짜 생강으로 만듦(Made from Real Ginger)”이란 라벨을 사용해 의학적 효과를 믿도록 오도했다며 BC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진짜 생강을 사용하기는 하나, 에탄올에 끓이는 방식으로 추출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학적, 의학적 이익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집단 소송 변호인단에 따르면 생강 추출액 한 방울(약 0.05밀리리터)로 70캔 분량을 제조한다.


다만 캐나다 드라이 측이 그간 영양학적, 의학적 효과를 홍보한 건 아니어서, 결국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됐다.

합의금 근 22만 달러 중 법률 비용을 제외한 근 20만 달러는 BC주 법률 재단에 기부금으로 지급됐고, 소송을 제기한 카도소씨는 1,500달러 사례금을 받았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단체 소송 결과로, 미국 판매 제품에서는 “진짜 생강으로 만듦”이란 표시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현재 캐나다 드라이는 미국 회사인 큐릭 닥터페퍼(Keurig DrPepper) 산하의 캐나다 드라이 모트사 소유다. 캐나다 드라이와 믹서 시장 경쟁 제품인 슈웹스(Schweppes)도 해당사 소유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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