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주인으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알아야할 거리 이름의 진실

    원주민 화해 및 과거사 청산 움직임 맞물려 변경 움직임 있어 ... 아직 많은 부분 관련 논의 활발하지 않고, 문제 인식 높지 않아

    밴쿠버 스탠리파크 내 시와시락.
    밴쿠버 스탠리파크 내 시와시락. 사진=JoyVancouver.com

    권민수의 Vancouver Insight(4)

    과거 인종차별 정책을 추진했거나 전력 있는 정치인 이름을 더 이상 길 이름과 학교 등 공공건물 이름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소규모나마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문제 있는 지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 나왔다. 그러나 이런 지적이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더 많은 사람의 인식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원주민 차별, 시와시락 이름 바꾸기 운동

    원주민과 화해 및 과거사 청산 움직임과 맞물려, 특히 스탠리파크 내에 있는 시와시 바위(Siwash Rock)는 원주민을 경멸한 표현이라며, 밴쿠버시 공원의원회에서 교체 움직임이 있다. 시와시라는 단어는 19세기 백인이 원주민 치누크어 흉내를 낼 때 쓰던 의미 없는 말이다. 야만인을 뜻하는 불어 ‘sauvage’를 백인이 생각한 치누크 억양으로 발음한 게 시와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일 공원의원회는 캐서린 에반스(Catherine Evans) 공원의원 발의로 시와시라는 이름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랍슨도 문제 있는 지명

    이 가운데 저스틴 맥컬로이(Justin McElroy) CBC 로워매인랜드 지방자치 담당 기자는 최근 들어 로워매인랜드에서 차별적인 행위를 한 사람 이름을 배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CBC기사보기) 예컨대 한인에게도 친숙한 랍슨(Robson)이란 명칭은 뉴웨스트민스터 교육청에서 2014년 학교 이름으로 사용 금지 됐다. 랍슨은 1889년부터 1892년 사이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수상이었던 존 랍슨(John Robson)에서 나온 지명이다.

    맥컬로이 기자는 “랍슨 전 주수상이 행한 원주민과 중국계 이민자 대상 정책 때문에 교육청은 학교 이름으로 쓰지 않기로 했다”고 적었다. 맥컬로이 기자가 지적한 대로 이미 랍슨은 밴쿠버 시내 유명한 랍슨가(Robson St.)나 밴쿠버 미술관 옆 랍슨 스퀘어(Robson Square), 캐네디언 록키 산맥 중 가장 높은 봉인 마운트 랍슨(Mount Robson)으로 이름을 활용 중이다. 랍슨은 중국계와 인도계 대상 공민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1872년 주의원으로 발의해 통과시켰다.

    또 랍슨은 중국인 대상 인두세 도입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중국인은 습성과 용도가 달라 BC 재정에 온전히 기여 하지 않는다”며 “문명화된 근로자와 경쟁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인두세를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 존 랍슨 바이오그라피. 소수민족 입장에서는 악랄한 정치인이지만, 대부분 역사서는 태평양 철도 건설자이자, 자원 난개발을 막은 인물로 랍슨 주수상을 포장하고 있다.

    존 랍슨 BC 주수상
    존 랍슨 BC 주수상, 그 이름에서 밴쿠버 시내 거리 이름인 랍슨이 나왔다. 사진=캐나다 국립문서보관소

    “아직은 시작점, 더 논의 필요해”

    맥컬로이 기자는 BC는 아직 온타리오처럼 적극적인 과거사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온타리오에서는 최근 실패하긴 했지만, 캐나다 초대 총리인 존 A.맥도널드(John a. Macdonald) 이름을 딴 학교명을 바꾸자는 주장이 교사들 사이에 나왔다.

    캐나다 태평양 철도 공사 현장, 나이트로글리세린을 쥐어 들여보낸 백인 감독… 당연히 이런 위험한 일을 할 때 ‘지원자’ 모집대상은 중국계 뿐이었다. 캐나다 태평양 철도는 캐나다 영토를 서부지역까지 연결하려는 맥더널드 총리 야망에서 시작됐다. 문제는 막상 공사가 끝난 후에 백인들은 귀국편 제공약속이나 공민권 또는 투표권 부여 등 기초적인 인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색 인종은 거의 2차 대전 전까지 착취 대상이자 차별 대상이었다.

    맥컬로이 기자의 분석은 캐나다에 사는 소수민족 출신이라면,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깊게 생각할 문제를 지적했다. 예컨대 맥브라이드 공원(McBride Park)은 리처드 맥브라이드(Richard McBride) 주수상 이름에서 왔다. 1903년부터 1915년까지 재임한 그가 한 유명한 말은, 맥컬로이 기자에 따르면, “우리는 백인 BC와, 백인의 땅과 백인 제국을 대표한다”는 말이다. 존올리버 세컨더리 이름의 근원이 된 존 올리버 주수상(1918~1927)은 연방정부에 “BC주로 아시아계의 평화로운 침투를 막는” 법령 마련을 촉구했다고.

    BC주 최초 주총독인 제임스 더글러스(Gov. James Douglas)는 원주민 보호지역 규모를 92% 이상 줄여, 공유지로 만든 사람이다. 즉 달리 표현하면 원주민 땅을 빼앗은 인물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인물 이름을 딴 학교나 도서관을 다니게 하거나, 혹은 다리를 건너거나 공원에 가야할까? 좀 더 정치력과 역사 인식을 가져야 이 땅의 주인으로서 좀 더 당당한 이름으로 개명하는 데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맥컬로이 기자 기사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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