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

영국 왕실을 향한 캐나다인 민심을 흔들어 놓은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

영국 왕실에 대한 캐나다 국내 여론이 동요하고 있다.
발원지는 해리 왕자(서섹스 공작)와 메건 마클 왕자비(서섹스 공작부인)의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로 7일 방영됐다.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는 자신의 아들, 아치를 출산하기 전에 왕가에서 피부색이 얼마나 짙을 지에 대한 ‘걱정과 대화’가 있었으며, 대화 내용이 해리 왕자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런 대화를 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묻는 오프라 윈프리의 질문에 마클 왕자비는 대답을 하지 않고 단지 “(밝힌다면) 그들에게 매우 타격을 줄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클 왕자비는 “매우 분명하고, 매우 두려운 상태로” 자살을 생각했지만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며 왕실의 품위 유지와 규정 때문에 자살 방지에 관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 역시 “시스템 안에 갇힌 느낌”으로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마클 왕자비는 자신의 동서인 케이트 미들턴과 갈등도 털어놓으면서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해 눈물을 쏟았지만, 뉴스 보도는 정 반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자신의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마클 왕자비가 비슷한 처지에 처했다고 밝혔다.

트루도 총리는 왕실에 관한 대화는 거부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가 캐나다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캐나다의 명목상 국가 원수는 영국의 군주, 즉 엘리자베스 2세다. 만약 왕실이 캐나다의 보편적이며 헌법적 가치, 예컨대 인종차별 금지 등에 위배될 때 캐나다가 계속 영국 왕가를 캐나다의 국가 원수로 남겨놔야 하는가가 일반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해 저스틴 트루도 캐나다 총리는 9일 공영방송 CBC와 인터뷰에서 “만약 사람들이 후일 개헌과 정부 제도 변경에 대해 대화하자 한다면, 그건 좋다. 사람들은 그런 대화는 할 수 있다”라면서 “그러나 지금, 나는 그런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루도 총리는 현재 자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진보계열을 중심으로 왕실과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은 분명하다. 적미트 싱 신민주당(NDP) 대표는 “캐나다인의 삶에 군주제는 어떤 혜택도 없다”라면서 마클 왕자비 인터뷰에서 나온 인종차별과 압력 문제를 거론했다.

다만 캐나다가 영국 왕실과 인연을 끊으려면, 개헌을 해야 하는데, 이 문턱이 상당히 높다. 10개 주의회에서 모두 동의하고, 연방 상원과 하원 역시 모두 동의해야 한다.

한편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연애를 토론토에서 했고, 왕실 탈퇴 후에는 잠시 밴쿠버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등 캐나다와 인연이 있어서, 캐나다에서는 이들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버킹검궁 공식 성명

한편 9일 엘리자베스 여왕은 버킹검궁 명의로 “지난 몇 년 간 해리 왕자와 메건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고 온 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라면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여왕은 “제기된 사안들, 특히 인종에 관한 사안이 걱정된다”라며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져 가족 안의 사안으로 접근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여왕은 “해리, 메건, 아치는 항상 사랑받는 가족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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