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거절한 직원 쫓아낸 한국인 점주에 배상 판결

성관계를 거절한 직원을 쫓아낸 한국인 점주는 해당 직원에게 9만8916달러72센트를 배상하라는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인권 재판소 판결이 24일 나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캐나다의 해묵은 성추행 문제의 한 가지 사례다”라면서 “성추행은 젠더 권력의 오남용을 통해 체험자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친다. 사법제도는, 우리 재판소를 포함해, 성평등을 훼손하며 감내하는 피해자의 존엄성에 공격을 가하는 성추행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을 지속하고자 한다”라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당시 20대 갓들어선 피해자 A 씨는 2017년 3월, 40대 중반인 정 모씨가 부인과 공동 소유한 BC주 소도시 암스트롱의 잡화점에 이미 일하고 있던 친구 B 씨 소개로 고용됐다. 암스트롱은 인구 5,000명 소도시로 정 씨의 잡화점은 규모가 있는 편이다. 정씨는 한국 국적으로 캐나다 영주권자다.

“고용주라는 이유로 성추행”

재판부는 정 씨가 훨씬 나이가 많고 남성 고용주라는 권한을 남용해 A 씨를 성추행했다고 지적했다.

A 씨와 B 씨는 정 씨가 근무지에서 자신들의 신체 관련 성적인 언급을 했다고 진술했다. 남자 친구와 성관계 여부 질문, 바나나와 성기 크기 비교 질문 등을 했다. 처음에는 정 씨의 행동을, 고민이나 의심은 됐지만, 정 씨가 가진 언어 장벽이나 한국 직장 문화에 따른 차이로 이해하려고 했다. 둘은 인구 5,000명 남짓 소촌 안에서 구하기 힘든 일 자리에 취업해서 처음에는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2017년 8월 17일 정 씨가 선을 많이 넘었다. 정 씨는 A 씨의 휴무일에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성관계와 2,000달러를 제안했다. 당일까지 A 씨는 고용주와 점심 식사는 이상하다고 생각해, 정 씨의 제안을 몇 번 거절했다. 그러나 정 씨가 문화적으로 점심 제안은 흔한 일이라고 설득했고, B 씨도 정 씨와 점심을 함께했지만 별일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인근 지역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에 벌어진 일이다.

A 씨는 자신이 충격을 받아 바로 대응하지 않자, 정 씨는 화난 태도를 취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후 “나쁜 말을 했다”며 “괜찮다. 걱정마라. 그만하고 넘어가자”라고 말했다고. A 씨는 해당 상황에 대해 충격과 모욕감으로 속이 메스꺼웠다고 밝혔다. 왜 자신이 이런 불편한 상황에 처했는지 혼란스러웠으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정 씨가 자신의 차에 내려준 후 피신하듯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괴롭힌 증거 제출돼

이후 A 씨는 이틀 동안 정 씨의 가게에 일하러 가지 못했지만, 다시 출근했다. 이때 정 씨는 오히려 해당 사건을 계속 언급하면서 A 씨를 괴롭힌 정황도 법원에서 다뤄졌다.


정 씨는 해당 사건을 A 씨의 친구이자 가게에서 일하는 B 씨에게 이미 말한 상태였다. B 씨는 정 씨가 “한국에서는 여자에게 점심을 사주고 서로 편하면 성관계를 맺는 게 일상적인 일”이라고 했다고 A 씨에게 문자로 밝혔다. 이어 정 씨는 A 씨가 일할 때 더 자주 나와서 A 씨의 태도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어 A 씨의 근무 시간을 줄였고, 여기에 대해서 친구 B 씨에게는 A 씨가 다른 일이 있어서 근무 시간을 줄였다고 했다.

정작 A 씨는 다른 일자리가 없는 상태였다. 결국 정 씨는 나중에 문자로 A 씨가 자신과 일하는 시간을 불편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정 씨와 대화를 통해 건강한 분위기로 돌아가 계속 일하는 방향을 모색했지만, 정 씨는 A 씨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였다. 예컨대 B 씨의 진술에 따르면 정 씨는 A 씨를 “아무에게나 꼬리치는 사람”이라고 봤고, 손님에게 “꼬리친다라고 생각”했다. 심지어는 A 씨가 “남자 고객과 성관계를 맺고 있다”며 A 씨의 “남자친구가 이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발언도 B 씨에게 했다.

결국 정 씨는 A 씨에게 9월 28일 해고 통보를 하면서 A 씨의 “불성실한 업무”와 “다른 일”이 가게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결국 소통 문제로 인해 10월 13일로 해고된다고 알렸다. 끝은 좋지 않았다.

10월 6일 출근한 A 씨에게 정 씨는 손님에게 무례하다고 비난하면서 “정상적인 아이큐”가 있는지, “정신이 건강한지”를 물었다. A 씨가 정 씨에게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하자, 정 씨는 가게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10월 12일 마지막 출근 날에는 고용기록서(ROE) 제공이 문제가 됐다. A 씨가 ROE를 요구하자, 정 씨는 변호사와 먼저 얘기하지 않고는 ROE를 줄 수없다고 했다. 참고로, ROE는 어떤 경우라도 발행해야 되는 게 고용주의 의무다. 한편 친구 B 씨는 정 씨가 A 씨를 대신할 어린 소녀를 고용하고, 계속해서 A 씨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자 일하기 힘들어져 가게를 그만뒀다.

인권 재판소에 고소 후 가해자의 자택 침입

2017년 11월 A 씨는 인권 재판소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12월 15일에 정 씨 등 피고소인의 답변이 제출됐다. 이 사이 A 씨는 자신이 사는 외딴 농가 인근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을 발견했다. 반복적인 침입 흔적이 보이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2018년 3월 5일 새벽 1시경 정 씨로 보이는 인물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정 씨는 경찰에게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경찰은 정 씨에게 사유지 무단 침입 경고를 했다. 재판부는 무단 침입 용의자가 정 씨라고 판정했다.

또한 인권재판소 고발 후 A 씨는 여러 통의 괴전화로 괴롭힘을 받았다. 한 발신자는 20달러 지폐에 A 씨 전화번호가 적혀있으며, 이 번호로 전화해 성관계를 요구하라고 돼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일이 정 씨와 관련이 있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임금 손실분과 존엄성 훼손에 대한 배상 판결

인권재판소는 증거를 토대로 정 씨가 A 씨에게 성적인 발언과 성관계 제안을 했으며, 허위 사실로 해고했고, 개인 거주지에 무단 침입해 심각한 해악을 끼쳤다고 판결했다. A 씨에게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 중 5만3,916달러 72센트는 임금 손실분이다. 존엄성과 자존감 훼손에 대한 배상으로 4만5,000달러를 판결했다. 배상금 지불 시점까지 모든 금액에 대해 법정 이자가 적용된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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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캐나다 기사에는 실명 나왔던데 굳이 정씨라고 할 필요있을까요? Wooyoung Joung이면 정우영일텐데

    • 형사 사건은 실명을 공개하지만, 민사나 행정법원 소송은 실명까지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갖고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기준이 바뀔 때가 된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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