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내 스트라스코나 파크를 점거해, 일명 텐트 시티(tent city)를 세운 노숙자 일부에 대해 시 공원관리 위원회가 17일 오전 10시까지 부분 철거 명령을 내렸다.

노숙자 텐트 철거 명령을 내린 배경에는 지난 1월 31일 퀸엘리자베스 파크 인근 주택에서 벌어진 경찰 가장 강도 사건이 있다. 78세 노인에게 부상을 입혀 숨지게 한 사건의 용의자가 텐트 시티 거주자로 드러나자 텐트 시티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진 상태다.

시민 다수는 대책 요구

인사이트웨스트가 밴쿠버 시민에게 설문한 결과, 가장 다수인 49%는 텐트 시티 거주자를 다른 저렴한 주거 시설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21%는 경찰을 동원한 즉각 강제 철거에 찬성했다.

동정적인 여론도 없지는 않다. 10%는 시청이 공원에 장기 주거용 시설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현재보다 규모를 줄인 텐트 시티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고 봤다. 9%는 현재 텐트 시티의 모든 거주자가 계속 공원에 머물게 하고, 역시 주거용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현재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비율은 1%에 불과했다.

노숙자 일부는 범죄 문제 있어

텐트 시티는 밴쿠버시의 노숙자 문제를 상징하는 장소다. 동시에 텐트 시티는 인접한 밴쿠버 다운타운과 차이나타운에 범죄 발생에도 일정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사이트웨스트 설문에서도 다운타운 주민은 33%가 텐트 시티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차량 내부나 상가 대상 절도와 절도를 위한 차창이나 유리창 파손 등과 텐트 시티는 연관성이 있다.

밴쿠버시 골치거리, 텐트 시티 부분 철거 시도... 해법은 있을까? Matter 210212
지난해, 밴쿠버 시청이 강제철거를 집행하고 한 달 후에 더 크고 넓은 텐트 시티가 생겨났다.

강제 철거는 현재까지 별 효과 없어

주민 불만에도 철거를 당장 집행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예산을 들여 집행해도 풍선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트라스코나 파크 이전에는 인근 오펜하이머 파크에 텐트 시티가 있었다. 밴쿠버 시는 오펜하이머 파크의 텐트 시티를 2020년 5월 철거하고 300명을 몰아냈다. 오펜하이머 파크를 되찾았지만, 노숙자들은 다운타운과 차이나타운으로 퍼져나갔다. 때마침 코로나19로 폐업한 상가가 노숙자들의 목표물이 됐다. 경찰이 단속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오펜하이머 파크의 텐트시티 철거 후 한 달 만인 6월에 더 넓은 스트라스코나 파크에 새로운 텐트 시티가 더 크게 등장했다.

강력한 공권력을 통한 단속도, 여러 차례 시도해봤지만 소위 ‘회전문 현상’만 일으켰다. 경범죄 특성상 체포된 이들이 경찰서와 법원, 감옥을 단기간에 들락날락할 뿐, 실제로 지역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별 효과가 없었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관련 설문은 밴쿠버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2월 5일부터 9일 사이 온라인으로 시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5%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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