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목요일)

러시아 제재가 캐나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된 2월 21일 이후, 캐나다 정부는 지난 한 주 동안 각종 러시아 제재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발표로 쏟아냈다.
이 가운데 TD은행과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 오브 캐나다는 각각 1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가 경제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캐나다 무역에 영향 없어

두 보고서 모두 캐나다 무역에는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와 캐나다의 직접적인 무역 규모가 상당히 작기 때문이다.
컨퍼런스보드는 “캐나다의 대러 수출은 2013년 14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반 수준으로 줄었다”라며 “러시아산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0.35%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무역 규모는 러시아보다 더 작아, 수출입 모두 합쳐서 2021년 교역 총액이 4억5,000만달러다. 이는 캐나다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 사이에 놓인 앰베서더 브리지에서 발생하는 하루치 교역 액수와 비교할 수 있다.
TD는 “유럽 경제가 침체되면서 북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3개국은 서로 주요 교역 상대여서, 이번 상황 전개에서 상대적으로 보호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때부터 대러 제재를 가동하면서, 교역 면에서 러시아와 이미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28일 캐나다 연방정부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를 선언했으나, 이미 2019년 이후로 캐나다는 러시아에서 석유를 사오지 않고 있다.
TD는 “결과적으로 정서적인 면과 원자재 수급 채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 충격의 정도는 이번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되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일부 원자재와 곡물,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 대체 공급 가능

컨퍼런스보드와 TD는 러시아의 국제 사회 수출이 제재로 어렵게 된 가운데, 캐나다가 대신 가격이 오른 에너지, 곡물, 광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는 세계 2위의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생산 국가다. 러시아는 세계 석유의 12%, 천연가스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4위의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생산 국가로 러시아를 대체할 공급원을 찾는 상황에서 유리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두 보고서의 공통 분석이다.
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시장의 1/3, 옥수수의 1/6, 해바라기씨유의 3/4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캐나다의 밀과 오일시드 수출이 올해 늘어날 전망이다. 광물과 원자재와 관련해 캐나다의 동, 니켈, 알루미늄, 팔라듐, 칼륨 수출 또한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캐나다 국내 앨버타, 서스캐처원, 뉴펀들랜드와 같은 에너지와 농산물 생산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대체가 어려운 자원도 있다. 러시아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네온의 70%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는 이미 코비드19로 인한 공급망 장애로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데, 러시아 제재로 인해 더욱 생산량이 줄면서 자동차와 전자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거로 컨퍼런스 보드는 예상했다. 또한 전운으로 인해 유럽 관련 관광업계에도 악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장기화할 경우, 최악은 스테그플레이션

당장은 영향이 크지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70년대형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컨퍼런스보드는 경고했다. 70년대형 스테그플레이션은 경제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이 특징이다. 물가가 비싸 생산 활동이 줄고, 이로 인해 실업자가 늘면서, 수요가 줄어 경제 활동이 축소될 수 있다.
스테그플레이션 전조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공급망 경색과 결합하면서, 식품과 에너지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지목했다. 이와 같은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향후 인상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나, 좀 더 신중해지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두 보고서는 전망했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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