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겨울 밴쿠버에서 '털옷’이 효과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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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울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고온다습, 저온건조 기후에 익숙하다. 서울 여름은 찌는 듯 덥고, 겨울에는 바싹 마르는 추위다. 한국은 겨울 산불을 주의해야 한다.
밴쿠버 기후는 반대다. 고온건조, 저온다습이다. 여름에는 불볕더위로 햇볕 밑에는 뜨겁지만, 그늘로 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건조한 공기가 열을 옮기지 않아서다. 대신 여름철에는 산불이 빈발한다. 반면에 가을밤이나 겨울 밴쿠버의 습한 공기는 한기를 머금고 몸속으로 파고든다.

가을부터 ‘다습’ 고려해야

밴쿠버 겨울에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날은 길지 않다. 그런데도 겨울 추위가 유난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다습’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같은 가을밤 10℃ 정도라면 서울에서는 활동할만한 온도다. 그러나 밴쿠버 가을밤 10℃ 에 어떤 사람은 상당한 추위를 느낀다. 이유는 밴쿠버에서는 다습해서, 차가운 습기가 몸을 둘러싸고 지속해서 체온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가 짧아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수면 장애와 겹쳐 소위 ‘겨울 피로감(winter fatigue)’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지역과 차이점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 보고서를 보면 “지속적인 축축한 한기(damp cold)가 느껴지는” 무기력감이다.
1950년대에 캐나다 군은 추운 지역에 다습한 상황을 소위 “영국식 겨울(British Winter)”이라고 부르며, 시험결과 병사의 집중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을 발견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가을/겨울 옷 일부는 쓸모없을 수도

이런 기후 차이 때문에, 서울에서 따뜻하게 입었던 옷이 밴쿠버에서는 체온을 보존하는데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특히 솜, 뜨개옷, 모직처럼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는 소재로 만든 옷은 차가운 습기를 빨아들여 난방 효과가 제로가 된다. 오히려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아이오와 대학교 보고서를 보면, “춥고 다습한 지역에서는 옷의 재질에 따라 단열 효과가 심하게 감소할 수 있다”라며 “의상에 따라서는 열을 급격하게 잃어버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겨울철 바람불고 비 오는 날 솜옷을 입고 외출한다면 밴쿠버의 추위를 제대로 느낄 기회다. ‘한국 옷’ 선물이 고맙기는 하지만, 외출복으로는 부적절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기후 차이가 있어서다.

가을, 겨울, 밴쿠버에 맞는 옷과 신발은 ‘방습’

밴쿠버에서 가을. 겨울에 판매되는 옷들은 대부분 방한뿐만 아니라 방습(waterproof)과 방풍(windproof)을 강조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소위 ‘윈드 재킷(Wind Jackets)’으로 불리는 의상은 두툼하지 않지만, 방습과 방풍 기능이 있어 가을과 겨울 실외 활동할 때 밴쿠버 주민은 대부분 기본으로 착용한다.
또한, 밴쿠버에서 가을과 겨울에 다닐 계획이라면, 방습 기능이 좋은 신발이 훨씬 유용하다. 물론 이런 축축한 겨울 얘기는 캐나다 다른 도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캘거리, 에드먼턴, 새스커툰, 리자이나 등 캐나다 다른 서부 도시는 밴쿠버와 사정이 다른 건조한 추위(dry cold)가 자리하고 있다. | JoyVancouver ? |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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