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례비 내고 일하러 캐나다 왔는데,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민∙취업 알선업체와 맥스편의점 대상으로 단체 소송 진행 중

권민수의 Vancouver insight (2)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주로 영업 중인 편의점 체인이 외국인 근로자 고용과 관련해 단체 소송에 대상이 됐다.

법무법인 알레바토 퀘일앤 워스(Allevato Quail & Worth)는 맥스컨비니언스토어(Mac’s Convenience Stores Inc.)와 오버시 이민서비스(Oversea Immigration Service Inc.), 오버시 커리어 자문 서비스(Oversea Career and Consulting Services Ltd.), 트라이덴트 이민서비스(Trident Immigration Services Ltd.)를 대상으로 단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프라캐시 바사이알(Prakash Basyal)씨 등이 원고로 낸 소송 내용을 보면, 원고들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앨버타주, 서스캐처원주, 노스웨스트준주에 맥스 편의점에 외국인 근로자로 취업하는 대가로 오버시 또는 트라이덴사에 돈을 지불했다.

알레바토 퀘일앤 워스에 따르면 단체 소송을 낸 이들은 막상 캐나다에 왔을 때 자신들이 “계약한” 일자리가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곳에 취업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법무법인은 단체 소송 원고 외에도 최대 450명이 취업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근로 허가까지는 진행, 문제는 일자리가 없다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에딜린 테소레로(Edlyn Tesorero)씨가 공개한 진술서를 보면, 두바이에서 일하던 테소레로씨는 2012년 10월에 C$2,000을 오버시사에 ‘선수금’으로 냈다.

테소레로씨는 일을 진행하면서 수수료를 분납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일자리를 확보해준다는 약속에 선수금을 냈다고. 테소레로씨는 2012년 11월에 고용주와 직접 만나 인터뷰하자는 약속을 오버시사 관계자와 잡았고, 이 자리에서 맥스 편의점 대표라는 사람으로부터 고용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어 2013년 4월 2일에는 맥스편의점 내부 서브웨이에 식당 슈퍼바이저로 고용하겠다는 오퍼와 고용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또한 마감 기한이 2013년 4월 19일로 돼 있는 2012년 11월 29일 발급 고용 시장 의견서(LMO)도 받았다. 해당 LMO는 정부가 오버시 커리어 자문서비스에 외국인 임시 근로자 18명을 앨버타주 캘거리 소재 맥스 및 서브웨이에 고용할 수 있게 허락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버시사 직원은 테소레로씨에게 LMO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캐나다 공관에 여행 비자를 신청하라고 조언했고, 2013년 10월에 방문 비자를 받았다. 이어 같은 달 테소레로씨는 이번에는 트라이덴트사에 2차 수수료 C$5,500을 납입하라는 안내를 받고 돈을 냈다. 테소레로씨 증언대로 라면 총 C$7,500을 취업을 위해 지급한 셈이다.

2013년 12월 1일 밴쿠버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테소레로씨는 외국인 임시 근로허가(TFWP)도 받았다. 이후 밴쿠버에서 일정 기간 대기하다가 캘거리로 이동한 12월 11일부터 문제가 터졌다. 해당 가게 직원들은 테소레로씨 고용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당황한 테소레로씨는 이민업체 관계자와 LMO에 나온 정보를 이용해 자신을 두바이에서 인터뷰했던 고용주란 사람에게 일자리 관련 문의 이메일을 썼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이민업체는 1월까지 기다려보란 답장을, 고용주는 일자리가 없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이민업체는 서류를 보강해 다른 맥스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테소레로씨는 이민업체나 고용주와 연락을 계속 취했으나, 곧 일자리를 준다는 말을 믿고 6개월간 일없이 지내야 했다. 근로허가가 캘거리 시내 맥스에 제한돼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2014년 6월에 테소레로씨는 캐나다국경관리청(CBSA)에서 사안을 조사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결국, 그때 테소레로씨는 취업을 포기하고 두바이로 돌아갔다.

원고 증언을 읽어보면 대부분 입국 경위는 비슷했다. 이민 알선업체가 일자리를 마련해준다고 약속해 돈을 분납하고 캐나다에 들어왔다.

다른 곳 소개 받아 일하다 체포된 사례도 있어

이 가운데 바사이알씨 진술서는 더 극적이다.

C$8,000을 내고 앨버타주 에드먼턴 맥스에 취업했으나, 막상 일자리가 없다며 캘거리 공병 수집 가게로 보내져 일하던 바사이알씨는 2개월 만에 불법 근로로 CBSA에 구금됐다. 풀려난 바사이알씨는 밴쿠버로 이동해 노숙자 보호소에 지내면서, 단체 소송을 위해 법무법인을 찾아다녔다. 진술서에서 바사이알씨는 CBSA에 구금되며 생전 처음 수갑이 채워진 순간 충격과 굴욕감을 밝혔다. “캐나다에서 일하며 (외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저축할 수 있다는 긍지가 무너졌다”라고 적었다.

다만 진술서는 원고 입장만 담고 있다. 법원에서 사실 여부가 판명된 내용은 아니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는 집단 소송

그러나 여러 명이 유사한 진술을 하고, 단체 소송을 진행하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단체 소송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원고가 법무법인을 통해 단체 소장을 BC주 고등법원에 처음 제출한 시점은 2015년 10월 12일이다. 이후 법 개정으로 수정한 단체 소장을 2016년 4월 8일에 제출했다. 고등법원 소장 접수 통지문은 2016년 7월 15일 나왔고, 올해 9월 18일에 단체 소송허가를 받아 재판이 시작됐다. ⓙⓞⓨ Vancouver 권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