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 “설날 떡국, 이스터하면?”

“설날하면 떡국, 추석하면 송편”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어렸을 적 부터 경험에 의해 자연스럽게 체득한 기억이다. 그럼 캐나다에서는 이스터 하면?

이민 1세는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민 2세도 장성한 후에 ‘낯선’ 이스터를 경험할 때가 많다고 한다. 어릴적 이곳 아이들처럼 부모와 ‘에그헌트’를 해본 기억이 없다. 왜 토끼가 부활절에 등장하는지를 들은 기억이 없다. 캐나다 명절 중간 날짜에 행사를 잡는 한인 단체를 보고, 그 단체와 캐나다 사회와 거리를 봤다. 한국 추석 연휴 중간에 별 상관없는 행사를 한다면, 거기 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캐나다에서 계속 살 계획이라면, 문화적 거리감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다문화 사회는 결코 격리와 단절상태 유지를 이상적으로 보지 않는다. 여러 문화를 이해하고 향유하는 개인을 이상적으로 본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아마도 물들인 계란을 받겠지만, 한 발자국 더 나가보자. 어린 자녀가 있다면, 이번 부활절에는 숨겨진 계란이나 계란 모양 초콜릿을 찾는 에그헌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사실 에그헌트는 크리스마스 산타만큼이나 중요하다. 캐나다 사회에 받아들여진 독일 민화에 따르면, ‘착한 아이’에게는 이스터버나가 이스터 선데이에 계란과 초콜릿을 놓고간다. 다음 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이스터에그나 초콜릿 하나 못받은 ‘나쁜 아이’나 ‘외국인 아이’ 만들지는 말자.

칠면조나 양고기, 햄, 으깬 감자로 만드는 부활절 저녁 식사도 괜찮다. 직접 만들기 어렵다면 슈퍼마켓 델리나 식당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좀 더 다문화적으로 나간다면, ‘피생카(Pysanka)’라고 부르는 화려한, 예술품 수준의 우크라이나계 부활절 계란 장식을 즐겨볼 수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공통된 경험은 중요하다. 캐나다인이 “부활절 저녁 어땠어?”라는 단순한 질문에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면, 그 만큼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의무감을 갖고 무엇을 하자는 제안은 아니다. 여러 문화의 장점을 모아 풍성하게 즐기며 사는 게 다문화 사회 속 삶의 즐거움이란 점을 나누고 싶다.
JoyVancouver 권민수